미용실 알바라도 뛰었냐?

너무 안 어울려서 상상히 안된다, 도저히.

공무원은 적성에 안맞아서 포기했구나, 몰랐네 그런 줄.

이번 시험 나 때문에 떨어진 걸로 해.

내 실수로 교통사고 났고, 그래서 넌 면접장에 못 간 거야.

면접을 못봤으니 당연히 떨어진거고.

그렇게 하고 내년에 다시 시험 봐. 알았어? 알았냐고.

사고는 뭐 아무나 치는 줄 아니?

사고를 쳐도 감당할 수 있는 사고를 쳐.

너 사법고시 포기했을 때 아빠 어땠는지 그새 까먹었니?

친척들한테 니 입장 일일이 변명하느라 진땀 한바가지는 흘리셨어.

근데 그걸 또 하라고 아빠한테?

실망하신 건 어떻고. 그래, 뭐 아빤 그렇다 쳐.

근데 너 엄마 쓰러지면 어떡할래?

그땐 어떡할 거냐고 이 멍청아.

거 봐, 감당 못하겠지?

그러니까 일단 내가 하자는 대로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