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말 안 했어? 근데, 밤에 집에 가서 블라인드도 달아주고? 아니긴 뭐가 아냐. 내가 그러지 좀 말랬지. 누가 뭐 좀 해달라 그러면, 앞뒤 보지도 않고, 그냥 무조건 끌려다니고. 그거 다 허영심이야. 그거 다 자기 기쁘자고 그러는 거라고. 그리고 송작가는 왜 그래? 블라인드도 하나 지 손으로 못 달고? 싫단 얘기 못하는 게 결국 착한 게 아니라니까. 버릇돼, 그 사람들. 나중엔 뭐 제사상 차리는 거까지 도와달라고 그럴 거라고! 왜 화를 내? (물끄러미 보더니) 깝깝하고.. 지겹고… 짜증나고... 그래? 내가? 뭐야, 그래서, 이혼이라도 하고 싶단 거야, 지금? …나 서울 올라갈래. (뛰어가 지나던 택시를 세우는 정인. 문을 열고 타려다가 돌아본다) 내가 사는 게 뭐 어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