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민 : 실례지만 고객님 결혼 하셨어요?

기정 : 아니요 아직.

경민 : 혹시 무슨 일 하세요?

기정 : 목공일...

경민 : 목공일이면 기관지가 좀 안 좋으시겠네요. 혹시 댁은 어디세요?

기정 : 봉천동...

경민 : 저도 같은 동네 사는데. 이웃주민이네요!

기정 : 저도 본 것 같기도 하고... 동네에서 본 것 같아서요, 주민 센터 근처에서 오다가다가.

경민 : 네 그럴 수도 있죠, 오다가다. 혹시 적금 들어놓으신 거 있으세요?

가정 : 아니요. 그런 건 없는데.

경민 : 마침 보고 계신 그 상품이 혼자 사는 사람들한텐 꽤 좋은 상품이거든요. 딱 가입 후 6개월이 지나면 자동으로 질병까지 혜택을 받게 되요.

기정 : 그래요.

경민 : 네 금액은... (계좌 잔액 확인 후) 계좌이체는 다 되셨구요, 적금은 이 상품 말고 다음에...

기정 : 저기 혹시 저랑 커피 한잔 하실래요

경민 : 네?

기정 : 적금들테니까 주민끼리 커피한잔 할 수 있지 않나 해서...

경민 : 적금은요 고객님, 제가 다음에 고객님 조건에 더 맞는 상품으로 권해드릴게요.

기정 : 왜요

경민 : 네?

기정 : 들라고 할 땐 언제고 왜 갑자기 말을 바꾸시냐구요.

경민 : 어... 그게...

기정 : 통장에 돈이 없어서 그래요? 돈 없는 사람은 적금도 못 드나?

경민 : 아니요 고객님 그게 아니구요... 진정하시구요 다음달에...

기정 : 실망이네. 물건 팔려고 기관지 챙기고 이웃 주민인 척 친한 척 하더니 돈 없으니까 그냥 집에 가라? 이거 너무 개무시하시네. 살살 눈웃음 칠 땐 언제고.

경민 : 고객님 오해하신 거 같은데요.

기정 : 그럼 우리 커피한잔해요.

경민 : 죄송합니다, 과장님. 제가 해결하겠습니다.

기정 : 뭘 해결하겠다는 거야? 내가 잘못 했어? 내가 쓰레기야? 니가 먼저 친한 척 꼬리쳐놓고 그렇게 속물처럼 살지 마. 혼나봐야 정신 차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