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영화대사 / 러브 픽션 / 남자,여자 / 주월(하정우),희진(공효진)
- 작성일자
- 2018.12.13
주월: 이제 희진씨 얘기도 해 봐요. 만나서 제 얘기만 쭉 했잖아요.
희진: 어떤 거요? 물어보세요.
주월: 뭐.. 어떻게 살아왔는지, 가장 오래된 기억은 무엇인지,
중학교 다닐 때 엄마에게 들었던 가장 모욕적인 말은 무엇이었는지,
좋아하던 남자 선배가 여자친구와 헤어지게 해 달라고 기도해 본 적 있는지,
폰카 찍을 때 정면을 바라보는지 각도를 신경쓰는지 등등, 기타 등등.
희진: 그런게 알고 싶어요?
주월: 네
희진: 고등학교 때까지 알래스카에서 살았어요.
주월: 오 알라스카..
희진: 아빠가 앵커리지에서 한식당을 하셨거든요.
가장 오래된 기억은 썰매 타다가 다리 아래로 굴러떨어진 것이었는지,
바닷가로 놀러 가서 파도보고 놀라 울어버린 것이었는지 헷갈려요.
초등학교 때 엄마가 돌아가셔서 모욕을 당한 적은 없고 여학생 기숙학교를 다녀서 남자 선배는 없었어요.
그리고 사진을 전공해서 제 사진은 잘 안 찍어요.
근데 이런 얘기가 재밌나?
옛날 얘기는 별로 하고 싶지 않은데..
주월: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셨군요, 미안합니다 괜히 물어봐서…
희진: 괜찮아요…
주월: 전공이 사진이에요?
희진: 네. 요즘엔 가끔씩 그냥 취미로만 찍어요.
동호회활동 같은 거 하면서..
주월: 어떤 사진을 찍으세요.
희진: 인물사진이요. 전 풍경이나 사물에는 별 감흥을 못 받아요.
주월: 언제 제 사진도 한번 찍어주세요.
희진: 정말요?
주월: 못생겨도 괜찮다면..
희진: 못생긴 사람들이 더 흥미롭죠.
주월: ...
희진: 저 그럼 구작가님, 부탁드려도 될까요?
주월: 그러세요.
희진: 정말이죠?
주월: 아휴, 그럼요.
새로나올 책에 들어갈 사진도 어차피 찍어야 하니까요.
예쁘게 찍어주세요.
희진: 전 사실 그대로 찍어요.
주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