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열고 들어서는 다림. 언제 싸웠냐는 듯 생글거리는 모습이다. 다림의 손에는 필름이 다섯 통 쥐어져 있다. 생글거리지만 눈가에는 눈물자국이 남아있다)   아저씨가 쓰는 카메라 얼마쯤 해요? 있잖아요. 노란 끈 달리고 사진기 앞에 대포처럼 튀어나온 거 그런 거 하나 살 생각이에요. 그냥요.. 그런 거 가지고 다니면서 단속하면 사람들이 무시못할 거에요. (소파에 털썩 주저앉는다) 좀 쉬었다 가도 되죠 ? 더운 건 이제 지겨워요. (정원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사자자리죠? 생일이 팔월 아니에요? 사자자리가 나랑 잘 맞는데... 근데 아저씨 몇 살이에요? 삼십대구나? 그렇게 말하는 거 보니까. 완전히 아저씨네. 결혼은 아직 안했죠? 아저씨 옷 입는 거 보면 알아요. 거짓말 마세요. 사귀는 여자도 없죠? 어린 것이라뇨. 기분 나빠. 나 이제부터 십분만 잘 테니까 말시키지 마요. (갑자기 생각이 났는지 고개를 돌려 갑자기 정원을 빤히 쳐다본다) 그런데 아저씨, 왜 오늘은 반말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