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구 : 이환수... 아니 이두삼씨. 졸지에 아내 분은 한 남자랑 두 번이나 결혼하셨네. 전생에 무슨 죄를 지으셨길래... 밤에는 사탕 만들고, 낮에는 국가와 민족의 지역 발전을 위해 힘쓰시고... 이두삼 이거 본명은 확실한 거죠? 고향이... 만주... 역시 기상이 남다르시구만...

이두삼 : 검사님은 고향이 어딘데요?

김인구 : 이두삼씨. 나는 이두삼씨랑 이두삼씨가 끼고도는 그 깡패 새끼들 보다 그 새끼들한테 붙어먹는 나랏밥 먹는 그 새끼들이 더 괘씸해.

아두삼 : 내 한테 붙어 묵은 새끼들 잡겠다고예? 샌님 간띠로 될까 모르겠네.

김인구 : 야 이 자식아. 대단한 건 인정해. 같은 공장을 돌리는데 청계천 공순이들은 잠 안자고 하루 종일 일해도 얼마 버는 줄 알아? 600원 벌어. 근데 우리 이두삼 박사님은 뭐? 한 번에 10억? 그리고 사탕 이름이 메이드 인 코리아. 네가 안중근 의사야? 개같이 번 돈 어따 쓰시려고. 새마을 금고 이사는 그렇다 치고 부산 나라 발전 협회 이사, 대한 여자 배우 협회 협회장, 한국 반공 연맹 고문, 한국 슈베르트 연구회... 이 슈베르트 내가 아는 슈베르트냐?

이두삼 : 검사님. 개 같이 번 돈 어따 쓰냐고예? 개 같이 번 돈은 정승맨치로 쓰는 게 아니라 정승한테 쓰는 깁니다. 내가 검사님 앞에 1억. 보자기 딱 내놔삐면... 검사님 어짤낍니까? 내 비밀로 해드릴께예. 아이고야? 방금 봤습니까? 검사님 머리 앞으로 방금 팍! 지나갔는데 뭔가가? 그게 절대로 부끄러운 게 아닙니다.

김인구 : (이두삼 팔을 본다. 4개의 바늘 자국이 보인다.) 너희들 세계에선 이거 하면 끝이라매? 왜 기어이 무덤을 파시나? 이거 하면 하늘에서 천사랑 악마가 같이 내려온다며? 누가 네 편 같아? 천사랑 악마 중에 누가 네 뒤통수를 칠까? 동생은 형 팔아먹고... 마누라는 딴 놈이랑 뒹굴까 봐 걱정 안 돼? 돈을 깔고 앉아 있어도 불안 불안하지? 언젠가는 잡히게 돼 있어. 오늘이 그 날이야. 사식 넣어 줄 사람이나 알아 봐. 네 마누라도 같이 잡아 처넣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