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부엌. 저녁   식탁에 앉아 노트북에 방송 대본 적고 있는 정인. 두현이 들어온다.   두현 : 뭐 해? 정인 : 응? 일... (웃는)   두현 : 왜 웃어? 정인 : 그냥.. 자기가 “뭐해?” 그러니까, “응? 일...” 이러는 내가 신기해서. 두현 : 좋아 보인다. 정인 : (웃는) 그래? 두현 : (그런 정인이 좀 낯설다. 애써 퉁명스럽게) 밥...은? 정인 : 아.. 미안.. 이럴 줄 알았지? 이리 와 앉아. 차리기만 하면 돼.   두현, 식탁에 앉는다. 노트북 보려는데, 얼른 달려와 뚜껑 덮는 정인.   정인 : 부끄러워. 두현 : 언젠 보여주고 싶다더니.. 정인 : 나... 좀... 진지해졌거든, 방송에. 그러고 나니까, 좀 부끄러워졌어. 두현 : 뭔 말이야.. 정인 : 짠하고 보여주고 싶다구. 완성본으로. 두현 : ... 좋아... 보인다? 정인 : (끄덕끄덕) 응.. 솔직히... 좋아. 두현 : ...뭐가? 정인 : 응? (피식 웃는) 일... 너무 좋아.   정인, 이런 저런 요리들을 식탁에 올려놓는다. 두현, 그런 정인의 모습이 예뻐 보인다.   두현 : 오늘... 뭐 했어? 정인 : 어? 그냥.. 방송하고.. 방송 준비하고.. 산책도 좀 하고... 두현 : 그것만?   정인, 돌아서서 그릇에 음식 담는데, 대답 피하고 싶어서 괜히 콧노래를 흥얼댄다.   두현 : 대답 안 하구 왠 콧노래? 정인 : (계속 콧노래 흥얼대며 기분 좋은 척) 두현 : (빤히 보는) 얘기 해 봐. 정인 : (콧노래 흥얼대며 고개 절레절레) ...음악 듣자.   오디오로 가서 음악 트는 정인. 태연한 척 노래 따라 부르며 몸을 흔든다. 두현, 그런 정인을 가만히 본다. 정인, 무안하고 미안해서 괜히 웃음 흘리며 오라고 손짓한다. 두현, 그런 정인을 보자니 뭔가 묘하다. 점점 섹시해지는 정인의 춤. 정인, 다가온 두현을 마주보며 추다가 뒤로 돌아 등을 보이며 밀착해서 춤을 춘다. 그리고, 두현의 팔을 당겨 귀에 감싸 안게 하는.   정인 : (어색한 일본어 더듬더듬) 우리... 처음... 만났을 때.. 가끔.. 기억... 해? 일본에서... 한창... 연애했던... 그때...     두현 : (일어) 그건 왜? 정인 : (일어, 더듬더듬) 요즘... 그때가... 자꾸... 생각나... 난 이뻤고.. 당신은 멋졌고.. 우리.. 아름다웠잖아... 그때가... 자꾸... 생각나... 두현 : (일어) 너 지금도 이뻐... 정인 : (일어) 가끔.. 귀엽기도 해? 두현 : (일어) 응. 정인 : (일어) 그럼, 키스해 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