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영화 독백 / 도가니 - 유진역 / 여자 독백
- 작성일자
- 2015.03.24
(‘무진 인권 운동 센터’라는 글자가 큼지막하게 박힌 봉고차가 작은 시골길을 달린다.
깨진 조수석 유리로 칼바람이 몰아친다. 조수석의 인호, 오들오들 떨며 손을 비벼댄다.)
아저씨 추위 많이 타시나봐요?
(인호, 돌아보면 운전석의 유진, 외투와 장갑, 긴 목도리로 중무장을 하고 있다.)
직장 동료들이랑 술 한잔 하고 나왔는데 유리가 박살이 나 있는 거예요.
어떤 새끼가 깨고 도망간 거 같은데 사람 잘못 건드린 거죠.
짐작 가는 놈이 하나 있는데 심증만 있고 물증이 없어...
(들은 척도 안하고) 원래 우리 쪽 일하다 보면 원한 같은 거도 많이 사고 그러거든요.
이게 형사들 일이랑 좀 비슷해요. 상대하는 인간이 사창가 포주에 마누라랑 애들 때리는 인간들..
(인호를 흘깃 돌아보며) 다 큰 어른이 보채기.. 어, 아저씨, 콧물 나온다.
(유진, 대쉬보드 위의 티슈를 인호의 무릎에 툭 던진다.)
근데 자애학원에는 무슨 일로 가세요?
정말요? 선생님이세요? 뭐 가르쳐요? 그럼 수화도 할 줄 아세요?
(인호, 잠시 유진을 보다가 수화를 하기 시작한다.)
무슨 뜻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