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영화대사 / 내 아내의 모든 것 / 3인 대사 / 정인(임수정),두현(이선균),배달원(정성화)
- 작성일자
- 2018.12.17
정인과 두현의 집 앞
주택가. 평화롭고, 고요한 아침이다.
푸르스름한 새벽을 달리는 신문배달 자전거. 정인과 두현의 집 앞에서 멈춰 선다.
‘신문 넣지 마세요.’ 대문에 붙여진 종이.
그럼에도, 아무런 갈등 없이, 대문 안으로 휙 신문 한 부를 던져 넣는다.
배달부가 자전거 페달을 밟는 순간, 포스가 넘치는 정인의 소리.
정인 : 잠깐만요, 아저씨!
부스스한 채로, 신문을 들고 서 있는 정인, 배달부에게로 간다.
정인 : 여기~신문... 넣지 말라고.. 여기 붙여져 있잖아요.
배달원 : (티껍게) 아... 못 봤는데...
정인 : 아니~ 일주일째 붙여놨는데 일주일째 못 봤다구요? 변명을 하려면 좀 성의 있게 해야죠.
배달원 : 아니~ 계약 기간이...(하려는데)
정인 : ‘신문사절’이라고 붙여 놓는게 때에 따라 불쾌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아서, 예의 있게 ‘신문 넣지 마세요.’ 이렇게 써놨잖아요. 신문 넣어도 돈 안 준다, 고발한다, 그런 유치한 문구 안 넣어도, 알아서 깔끔하게 행동해줄 거라고 생각해서요.
배달원 : (짜증) 사은품 드린 대신에 일 년 구독하기로 계약 했잖아요.
정인 : 아... 이거요?
하며 가리키는 곳에, 찌그러진 자전거 한 대가 처박혀 있다.
정인 : 두 번 타고 바로 브레이크 고장 났어요. 내리막길이었음 어쩔 뻔 했어요? 데굴데굴 구르다가 차에 쾅 부딪히는 순간, ‘아.. 신문 받지 말걸..’ 내 인생을 그 생각으로 마감할 뻔 했다구요.
배달원 : 이게 아줌마 실순지, 자전거 실순지(하려는데)
정인 : 신문 보면 사모님이고 안 보면 아줌마예요? 그렇게 막말하고 싶을 때 아줌마 호칭부터 하니까 대한민국 아줌마들이 아줌마면서 아줌마란 소리에 치떠는 거에요.
아저씨가 생각하는 아줌마 대표 이미지 한번 보여줄까요? 극악스럽게?
배달원 : (벙찐다.) ...
두현이 집에서 나온다.
두현 : 뭐 해...
정인 : 일어났어? 알지? 신문 사절 붙여 놨는데, 자꾸 신문 넣는 거. 그래서 내가(하는데)
두현 : 들어가.
정인 : 지금 한창 얘기중이잖아...
두현 : 정인아.
정인 : ...왜.
두현 : (주변 시선 의식하며 누른다) 들어가자. 아침부터 동네 시끄럽게..
정인 : ...
두현 : 응?
정인 (배달원에게) 넣지 마요.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