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임금님이 오늘밤 이곳에서 잔치를 하신단다. 너의 여왕님은 얼씬거리지 않는 것이 좋을 거야. 오베론 임금님은 지독하게 성미가 급하시거든. 글쎄 여왕님의 방자에 인도 왕에게서 훔쳐온 소년이 있잖니. 그렇게 귀여운 아인 여왕님도 처음 봤대. 근데 오베론 임금님은 샘이 나서 그 아일 빼앗아가다가, 숲 속을 다니실 때에 방자장으로 삼자는 거야. 그런데, 여왕님은 그 귀여운 아일 영 놓질 않고 화환을 만들어서 씌워주는 둥, 이만저만 기뻐하시는 게 아니거든. 그래서 임금님과 여왕님은 숲 속에서나 들에서나, 맑은 샘가에서나, 반짝이는 별들 아래서나 만났다 하면 기어이 싸우고 마시거든. 그래서 시중드는 요정들은 죄다 겁을 먹고 도토리 껍데기 속으로 기어 들어가서 숨어버린다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