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여자 연극 대사 / 여름과 연기 / 알마
- 작성일자
- 2019.08.07
나를 위로할 필요는 없어요. 내가 여기에 온건, 동등한 입장에서 솔직하게 진실을 터놓으러 온 거에요.
하나도 빼놓지 않고 모든 진실을 숨김없이, 부끄럼 없이 얘기하기 위해서에요.
그래요, 내가 당신을 사랑한 건 비밀이 아니에요. 옛날에도 비밀은 아니었죠.
어렸을 때 돌로 만들어진 천사의 이름을 물어봤을 때부터 당신을 사랑해왔어요.
당신 친구들이 ‘조니, 조니’하고 부르는 소리가 밖에서 들리면 그 이름만 듣고도 내 가슴이 얼마나 뛰었는지,
창문으로 달려가 당신이 난간을 뛰어내리는 걸 꼭 지켜봤죠. 먼데서 겨우 당신의 낡은 스웨터를 보려고 숨을 죽인 채 지켜보곤 했어요.
네, 이 열병은 어릴 때부터 시작되어서 그 이후로 한번도 나를 떠난 적이 없어요. 점점 더 커져만 갔죠.
난 일생을 당신의 옆집에서 본래의 나를 숨겨가며 당신을 동경하며 살아왔어요. 제 얘긴 이제 다 끝났어요.
이제 당신의 얘기를 들려주세요. 당신이 느끼고 있는 우리 관계는 어떤 것이었나요?
왜 내가 당신 옆에 있을 수가 없죠? 왜 더 이상 우린, 가까워지지 못했어요? 당신은 내게 다가왔다가 왜 더 이상 가까이 오지 않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