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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황진단 쥐어주고~ 막내라 신나고~ 무대 위 지키는 위대한 거장들
작성일자
2026.06.25

 

  • 기자명
  •  윤예은 
  •  
  •  입력 2026.06.14 10:59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며 깊은 울림을 선사하는 실버 스타들의 활약상을 짚어본다.

① 박정자, 64년 무패 행진

1962년 연극 '페드라'로 데뷔한 이후 무려 64년간 단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작품 활동을 이어온 박정자가 최수종과 함께 연극 '오이디푸스'로 돌아온다.

박정자는 자신이 맡은 예언자 '테레시아스' 역에 대해 "운명을 이야기한다. 비록 앞을 보지 못하는 예언자지만 눈 뜬 사람들이 오히려 더 진실을 보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테레시아스'는 작품에서 한 300년 정도 살았다고 해석되기도 하고 반은 사람, 반은 새 같은 특별함을 가지고 있어 제가 하겠다고 직접 손을 들었다"며 15년 만에 배역을 다시 맡게 된 비화를 전했다.

올해 84세인 그는 "제가 자랑할 건 나이밖에 없다"며 "요즘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를 트리플로 하고 있고 또 '오이디푸스'를 더블로 연습을 하고 있다"며 "숨 쉬고 있는 동안 두 발로 든든하게 무대에 버티고 설 수 있는 동안 그 무엇도 아닌 연극배우로서의 살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런 대선배의 열정에 최수종은 깊은 반성을 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최수종은 "엊그저께 촬영을 떠나기 전에도 박정자 선생님의 뮤지컬을 보러 갔었다"며 "또렷또렷한 발성과 관객과의 호흡, 전달력, 무대에서의 움직임을 보면서 참 몇 년 전부터 반성을 많이 하고 있다"고 경외감을 표했다.

② 신구X박근형, 도합 130년 내공

올해로 각각 89세와 85세가 된 신구와 박근형이 오는 7월 막을 올리는 연극 '베니스의 상인'에서 호흡을 맞춘다.

연기 경력 도합 130년에 가까운 두 베테랑은 서로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나눴다.

박근형이 "살아있는 동안은 계속 만나야 되는데 그렇게 될 수 있을지 두려움도 있다"고 말하자 신구는 "제가 조금 더 살았는데 건강한 거 빼고 다른 건 없다"고 화답했다.

심부전증으로 투병 중인 신구는 가슴에 인공 심장 박동기를 삽입한 상태로 무대 준비에 한창이다.

신구는 "나이 드니까 제 뜻대로 안 된다. 몸도 나름대로 고쳐보려고 여러 가지 노력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세월은 이길 수가 없는 것 같다"면서도 "그렇지만 아직 남아 있는 힘이 있으니까 그걸 동력으로 삼아서 자꾸 참여한다"고 말해 먹먹한 감동을 자아냈다.

③ 김영옥·김용림·손숙, 80대 라이벌

연극 '노인의 꿈'은 자신의 영정사진을 직접 그리고 싶어 미술학원을 찾아온 할머니 '춘애'의 이야기를 다룬다.

주인공 '춘애' 역에 김영옥, 김용림, 손숙이 트리플 캐스팅돼 화제를 모았다.

김영옥은 "처음에 시작한 게 겁이 많이 났고 내가 할 수 있을까 많이 망설이다가 작품이 좋아서 시작했다"고 말했고, 김용림은 "7년 전에 연극을 하고 한참 쉬고 있던 시기라 망설였지만 나이 든 할머니도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사는 모습이 젊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맡게 됐다"고 전했다.

이들 중 올해 82세로 막내가 된 손숙은 "연습실 나올 때마다 제일 즐거웠던 게 세 명의 '춘애' 할머니 중 제가 제일 젊다는 점"이라며 "팔십 평생에 제일 젊은 '춘애'를 하기는 처음이라 너무 신났다"며 웃어 보였다.

세 사람은 현역 배우로서 여전한 라이벌 의식도 인정했다.

손숙이 "라이벌 의식이 왜 없겠냐"고 말하자 김영옥과 김용림 모두 "기본적인 라이벌 의식은 다 있다.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라고 입을 모았다.

④ 예수정, 70대 막내가 느낀 행복

영화 '사람과 고기'에서는 원로 배우들의 묵직한 열연이 빛났다.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복귀한 장용과 활발히 활동 중인 박근형과 예수정은 극 중 어려운 형편 때문에 결국 고기를 무전취식하게 되는 노인을 연기했다.

장용은 "시나리오를 처음 읽고 단순하게 재미있다고 생각했다"며 "돈이 없으니 어떻게 하면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을까 연구하는 과정에서 세 노인에게 드디어 말동무가 생기고 우정이 돈독해진다"고 설명했다.

70대에 접어든 예수정은 선배 박근형, 장용과 호흡을 맞추는 현장이 마냥 달콤했다고 전했다.

그는 "다른 촬영장에 가면 제가 제일 선배일 때가 많은데 이 작품을 할 때는 선배님들이 계셔서 언제나 마음이 편안하고 신났다. 굉장히 행복하게 작업했다"며 막내로서 누린 특별한 소회를 전했다.

평생 배우라는 외길을 묵묵히 걸어오며 위대한 발자취를 남기고 있는 실버 레전드들의 행보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출처 : OBS경인TV(https://www.obsnews.co.kr)